면역글로불린 G4, 암으로 오인하기 쉬운 질환의 정체



면역글로불린 G4, 암으로 오인하기 쉬운 질환의 정체

몸에 혹이 만져지고 체중이 줄어 암을 의심했는데, 전혀 다른 질환을 진단받으셨나요? 혹은 원인 모를 피로감과 통증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고 계신가요? 어쩌면 당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는 ‘면역글로불린 G4 관련 질환’일 수 있습니다. 생소한 이름 때문에 낯설게 느껴지지만, 알고 보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일으키는 만성적인 염증 반응으로,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면역글로불린 G4 관련 질환 핵심 요약

  • 면역글로불린 G4 관련 질환은 면역 체계의 오류로 인해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입니다.
  • 췌장, 침샘, 눈물샘 등 여러 장기에 종괴(덩어리)를 형성하여 암으로 오인하기 쉬우나, 조직검사를 통해 감별이 가능합니다.
  • 주된 치료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며, 재발을 막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면역글로불린 G4 도대체 정체가 뭘까

면역글로불린(Immunoglobulin)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에서 항체 역할을 하는 단백질입니다. 이 중 면역글로불린 G(IgG)는 혈액에 가장 풍부한 항체로, IgG1, IgG2, IgG3, IgG4 네 가지 아형으로 나뉩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IgG4는 전체 IgG의 약 5% 미만을 차지하며, 불필요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조절 기능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면역글로불린 G4 관련 질환(IgG4-related disease, IgG4-RD)’은 이 IgG4를 만드는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특정 장기에 침투하여 염증과 섬유화를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 자가면역 반응이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주로 중년 이상의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높지만, 모든 연령과 성별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암으로 오인받는 억울한 질환

면역글로불린 G4 관련 질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여러 장기에 종괴, 즉 덩어리를 형성한다는 점입니다. 이 덩어리는 영상 검사(CT, MRI)에서 악성 종양과 매우 흡사하게 보여 암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췌장에 발생하면 췌장암, 침샘에 발생하면 림프종으로 오진되기 쉽습니다. 이 때문에 불필요한 수술을 받거나 항암 치료를 고려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질환은 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침범하는 장기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자주 침범되는 부위와 관련 질환명

침범 부위 관련 질환명
췌장 1형 자가면역 췌장염
담관 경화성 담관염
침샘, 눈물샘 미쿨리츠병 (Mikulicz’s disease)
갑상선 리델 갑상선염 (Riedel’s thyroiditis)
후복막, 대동맥 후복막 섬유화, 대동맥염
신장, 폐, 림프절 등 IgG4 연관 신장 질환, 폐 질환 등

내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 알아차리기

면역글로불린 G4 관련 질환의 증상은 침범된 장기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며,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 없이 피로감이나 체중 감소와 같은 비특이적인 증상만 나타나기도 합니다.



  • 전신 증상: 뚜렷한 이유 없는 체중 감소, 피로, 미열, 통증
  • 췌장/담관 침범 시: 황달, 복통, 소화 불량, 지방변
  • 침샘/눈물샘 침범 시: 눈과 입의 건조함, 침샘이나 눈물샘의 부종 (붓기)
  • 신장 침범 시: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부종
  • 폐 침범 시: 마른 기침, 호흡 곤란
  • 피부 증상: 가려움증, 붉은 발진

이러한 증상들은 다른 질환에서도 흔히 나타날 수 있으므로,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거나 특정 증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한 여정

면역글로불린 G4 관련 질환을 진단하는 것은 마치 퍼즐을 맞추는 과정과 같습니다. 임상 증상, 혈액 검사, 영상 검사, 그리고 조직 검사 소견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진단합니다.

혈액 검사와 혈청 IgG4 수치의 의미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혈액 속 ‘혈청 IgG4’ 수치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많은 환자에게서 이 수치가 135 mg/dL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지만, 환자의 약 30%는 정상 수치를 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혈청 IgG4 수치만으로 질병을 확진할 수는 없으며, 다른 검사 결과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영상 검사와 조직 검사의 중요성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영상 검사는 장기의 부종이나 종괴, 섬유화 정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최종적인 확진은 조직검사(생검)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병변 부위에서 조직을 일부 떼어내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특징적인 소용돌이 모양의 섬유화와 함께 IgG4를 만드는 형질세포가 많이 관찰되면 이 질환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조직검사는 악성 종양이나 림프종, 그리고 쇼그렌 증후군, 루푸스와 같은 다른 자가면역질환과의 감별 진단을 위해서도 필수적입니다.

희망을 찾는 치료와 관리 방법

면역글로불린 G4 관련 질환은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예후가 좋은 편입니다. 치료의 목표는 염증을 줄이고 장기 손상을 막아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치료의 첫걸음 스테로이드

치료의 1차 선택 약제는 경구 스테로이드입니다.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하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염증이 빠르게 가라앉고 증상이 호전되는 좋은 반응을 보입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를 줄이거나 중단하면 약 25~50%의 환자에서 재발할 수 있어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재발을 막기 위한 노력

재발이 잦거나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아자티오프린, 마이코페놀레이트와 같은 면역억제제를 함께 사용합니다. 이러한 치료에도 반응이 없는 난치성 환자에게는 B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생물학적 제제인 리툭시맙(Rituximab)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네빌리주맙(Inebilizumab)과 같은 신약이 임상 연구에서 재발 위험을 크게 낮추는 효과를 보여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열고 있습니다.

일상 속 건강한 습관

약물 치료와 함께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면역 체계 안정과 전반적인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만성 질환으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은 희귀질환으로 지정되어 있어 산정특례(V900)를 통해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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