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이 뻐근하고 아파서 파스를 붙여봐도 그때뿐, 밤만 되면 더 심해지는 통증에 뒤척여 본 적 있으신가요? 혹시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는 아닐까 덜컥 겁이 나기도 합니다. 특히 ‘췌장암’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스치면 불안감은 더욱 커집니다. 실제로 많은 분이 등 통증을 겪다가 뒤늦게 췌장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어, 이 둘의 연관성에 대한 궁금증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정확히 어디가 어떻게 아픈 건지, 단순 요통과는 어떻게 다른지 몰라 답답하셨을 겁니다.
췌장암 등통증 핵심 요약
췌장암으로 인한 등 통증은 주로 명치 뒤쪽이나 등 중앙, 왼쪽 등에서 깊고 묵직하게 나타납니다.
자세를 바꿔도 나아지지 않고, 특히 누웠을 때나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일반 요통과의 큰 차이점입니다.
등 통증과 함께 뚜렷한 이유 없는 체중 감소, 황달, 소화불량 등이 동반된다면 즉시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췌장암 등통증, 정확히 어디가 아픈가요?
췌장암 등통증의 위치를 이해하려면 먼저 췌장의 위치를 알아야 합니다. 췌장은 위장의 뒤쪽, 등과 매우 가깝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췌장에 종양이 생겨 주변 신경을 누르면 등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방사통’ 또는 ‘연관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통증의 위치는 암이 췌장의 어느 부위에 생겼는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 췌장 머리 (췌두부): 암이 이곳에 생기면 주로 명치 뒤쪽 통증이나 오른쪽 등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췌장 몸통 (췌체부): 명치와 등 중앙 부위에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 췌장 꼬리 (췌미부): 왼쪽 등 통증이나 왼쪽 옆구리 통증이 특징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통증 부위가 명확하게 한 곳을 짚기보다는, 등 중앙이나 명치 뒤쪽 깊숙한 곳에서부터 넓은 범위에 걸쳐 묵직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 요통, 근육통과 어떻게 다른가요?
등이 아프다고 해서 모두 췌장암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부분은 근골격계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췌장암으로 인한 등통증은 일반적인 요통이나 근육통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아래 표를 통해 그 차이점을 비교해 보세요.
| 구분 | 췌장암 등통증 | 일반 요통 및 근육통 |
|---|---|---|
| 통증 양상 |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느껴지는 묵직하고 찌르는 듯한 통증, 찢어지는 통증 | 뻐근하고 결리는 느낌, 담에 걸린 듯한 느낌 |
| 통증 강도 및 지속성 | 지속적인 통증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해짐. 진통제가 잘 듣지 않음 | 통증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며, 휴식을 취하면 완화됨 |
| 자세 변화에 따른 통증 | 누웠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지며, 특히 밤에 심해지는 통증을 호소함. 몸을 앞으로 숙이면(등을 굽히면) 통증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음 | 움직이거나 특정 자세를 취할 때 통증이 심해지고, 편안한 자세로 쉬면 나아짐 |
| 동반 증상 | 상복부 통증, 소화불량, 체중 감소, 황달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함 | 주로 허리나 등 주변 근육에 국한된 통증 |
특히 허리 디스크 증상은 다리 저림이나 감각 이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췌장암 등통증과는 구별될 수 있습니다. 만약 자세를 바꿔도 호전되지 않는 지속적인 통증이 있다면 다른 원인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등 통증 외에 나타나는 췌장암 초기증상
췌장암은 ‘침묵의 암’으로 불릴 만큼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등 통증이 느껴질 때는 이미 암이 3기 이상으로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등 통증과 함께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황달과 소변 색깔 변화
췌장 머리 부분에 암이 생기면 담즙이 내려가는 길(담관)을 막아 황달이 생길 수 있습니다. 황달이 발생하면 눈의 흰자위와 피부가 노랗게 변하고, 소변 색이 진한 갈색이나 붉은색으로 짙어집니다. 반면 대변은 담즙이 섞이지 못해 회색변이나 흰색에 가까운 변을 보게 됩니다. 피부 가려움증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유 없는 체중 감소와 식욕 부진
뚜렷한 이유 없이 몇 달 사이에 체중이 5kg 이상 감소했다면 위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암세포가 우리 몸의 영양분을 빼앗고, 소화 효소 분비가 줄어들어 소화불량, 식욕 부진이 생기면서 체중이 감소하게 됩니다. 기름기가 많고 악취가 나는 지방변을 보는 것도 특징입니다.
갑작스러운 당뇨병 발생
췌장은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입니다. 이전에 당뇨병이 없던 50대 이상 성인이 갑자기 당뇨 진단을 받거나, 기존에 당뇨를 앓던 환자의 혈당 조절이 갑자기 잘되지 않는다면 췌장암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 소화기 증상
상복부 통증이나 복부 팽만감, 오심, 구토, 쇠약감 등 뚜렷하지 않은 소화기 증상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위장 질환으로 오인하기 쉬워 진단이 늦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췌장암 위험인자와 조기 진단
췌장암은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지만, 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췌장암의 주요 위험인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가족력: 직계 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
- 흡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췌장암 발생 위험이 2~5배 높습니다.
- 만성 췌장염 및 당뇨병: 만성 췌장염이나 당뇨병을 오래 앓은 경우
- 비만 및 식습관: 과도한 음주와 고지방, 고칼로리 식이
- 나이: 주로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 췌장낭종: 모든 낭종이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점액성 낭종의 경우 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추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위와 같은 위험인자가 있으면서 설명하기 어려운 등 통증이나 소화기 증상이 지속된다면 소화기내과를 방문하여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췌장암 진단을 위해서는 복부 초음파, CT 검사, MRI, 내시경 초음파(EUS) 등의 영상 검사와 종양 표지자 수치를 확인하는 혈액 검사(CA19-9)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췌장암 외 등 통증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들
등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근골격계 질환이지만, 췌장암 외에도 다른 내부 장기의 문제로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감별이 필요한 질환으로는 담석증, 급성 췌장염, 대상포진, 심장 질환, 그리고 대동맥박리 등이 있습니다. 특히 대동맥박리는 등 윗부분에 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즉각적인 응급 처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통증의 양상이 평소와 다르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