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실리콘을 대체할 수 있을까? 7가지 비교 분석

혹시 ‘페로브스카이트’라는 이름, 들어보셨나요?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름이지만, 사실 우리 미래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차세대 태양전지의 핵심 소재입니다. 기존 태양광 발전을 생각하면 넓은 부지에 설치된 거대한 실리콘 패널이 떠오르실 텐데요. 머지않아 건물 외벽, 자동차 선루프, 심지어 입고 있는 옷까지 태양광 발전을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릅니다. 그 중심에 바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있죠. 하지만 ‘꿈의 신소재’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과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현재 태양광 시장의 95%를 차지하는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까요?



페로브스카이트, 실리콘을 넘어설까? 핵심 3줄 요약

  •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실리콘보다 이론적으로 더 높은 광전 변환 효율을 가지며, 저렴하고 간단한 공정으로 생산 가능합니다.
  • 실리콘 태양전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쌓는 탠덤 기술은 기존의 효율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다만, 수분과 열에 취약한 안정성 문제와 납(Pb)의 독성 문제는 상용화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페로브스카이트 vs 실리콘, 7가지 항목 전격 비교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과연 기존 강자인 실리콘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효율부터 안정성, 가격 경쟁력까지 7가지 핵심 항목을 통해 두 기술을 심층적으로 비교 분석해 보겠습니다.



1. 광전 변환 효율 잠재력의 차이

태양전지의 성능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바로 ‘광전 변환 효율’, 즉 햇빛을 얼마나 전기로 잘 바꾸느냐입니다. 현재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은 15~22% 수준이며, 연구실에서는 최대 26.7%까지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이론적 한계치인 29%에 거의 근접한 수치로, 더 이상의 획기적인 효율 향상은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단독으로도 실리콘에 버금가는 효율을 보이며, 두 소재를 겹쳐 만든 ‘탠덤 태양전지’의 경우 이론적 효율 한계가 44%에 달합니다. 탠덤 기술은 단파장 빛은 페로브스카이트에서, 장파장 빛은 실리콘에서 흡수하여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방식으로, 이미 실험실 단계에서는 30%가 넘는 효율을 기록하며 상용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인 한화솔루션(한화큐셀)은 상용화에 가까운 크기의 탠덤 셀로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2. 안정성 및 내구성 현실의 벽

아무리 효율이 높아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입니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25~30년에 달하는 긴 수명을 자랑하며, 외부 환경 변화에도 강한 내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40년 이상 축적된 기술적 안정성 덕분입니다.



하지만 페로브스카이트는 수분, 산소, 빛, 열에 취약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외부 요인에 노출되면 결정 구조가 쉽게 파괴되어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열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분과 산소의 침투를 막는 봉지 기술(캡슐화)과 표면 결함을 줄이는 패시베이션 처리 등 다양한 연구개발(R&D)이 진행 중입니다. 최근에는 봉지재 없이도 높은 효율과 안정성을 기록하는 기술이 개발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구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실리콘 태양전지
광전 변환 효율 이론 효율 44% (탠덤 기준), 빠른 속도로 발전 중 상용 효율 15~22%, 이론 한계(29%)에 근접
안정성/내구성 수분, 열, 산소에 취약하여 수명이 짧음 25~30년의 긴 수명과 높은 내구성 확보

3. 제조 비용과 공정의 단순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저비용’입니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모래에서 추출한 규소를 고온에서 녹여 고순도의 잉곳으로 만드는 복잡하고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공정을 거칩니다.



반면, 페로브스카이트는 용액을 기판에 바르거나 뿌리는 간단한 용액 공정(스핀 코팅, 잉크젯 프린팅 등)으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100℃ 이하의 저온 공정이 가능해 에너지 소비가 적고, 롤러로 신문을 찍어내듯 연속 생산하는 롤투롤(Roll-to-roll) 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어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이 덕분에 제조 비용이 실리콘의 1/3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4. 유연성과 디자인 자유도

페로브스카이트는 두께가 실리콘 웨이퍼의 1000분의 1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얇고 가볍습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구부리거나 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며, 투명하게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는 기존 태양전지가 설치되기 어려웠던 건물 외벽이나 곡면 유리창에 적용하는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시장의 성장을 이끌 핵심 기술로 평가받습니다. 실제로 현대제철, 한화솔루션, 롯데건설 등 여러 기업이 협력하여 철강 기반의 차세대 BIPV 모듈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또한, 웨어러블 기기, 차량 선루프, 실내광 발전 기반의 사물 인터넷(IoT)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5. 환경 문제와 납(Pb)의 딜레마

친환경 에너지 기술이지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납(Pb)’이라는 독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딜레마를 안고 있습니다. 태양전지 패널이 파손될 경우, 납이 유출되어 토양이나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납을 주석(Sn) 등 인체에 무해한 다른 원소로 대체하는 ‘Pb-free’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납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보이는 주석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하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납 유출 자체를 막기 위한 다양한 봉지 기술과 흡착제 처리 공정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6. 상용화 가능성과 시장 전망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는 안정성, 내구성, 대면적화 기술 확보에 달려있습니다. 실험실 수준에서는 이미 실리콘을 뛰어넘는 효율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를 넓은 면적의 패널로 양산하면서도 초기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현재 영국, 중국, 한국 등 세계 각국에서 상용화를 위한 치열한 기술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특히 한화큐셀과 같은 국내 기업들이 탠덤 셀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정부 역시 국책 과제 등을 통해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 확보에 힘쓰고 있습니다.



7. 관련 산업과 투자 동향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받으면서 관련 주식 시장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관련주로는 독자적인 기술로 고효율을 달성한 유니테스트, 탠덤 태양전지 개발을 주도하는 한화솔루션, 그리고 신성이엔지, 필옵틱스, 주성엔지니어링, SDN 등이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장비, 셀, 모듈 등 각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개발하며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습니다. 탄소중립과 신재생에너지 전환이라는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페로브스카이트 기술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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