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건물 일체형 발전(BIPV)의 미래를 열다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전기세,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특히 여름이나 겨울철에는 냉난방비 걱정에 마음 편히 에어컨이나 히터도 켜기 부담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건물 옥상이나 외벽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는 건 알지만, 투박한 디자인과 비싼 초기 비용 때문에 망설여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만약 우리 집 창문이나 외벽이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첨단 태양전지로 바뀐다면 어떨까요?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통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페로브스카이트, BIPV 시대를 여는 열쇠

  •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건물 외장재를 대체해 전기를 생산하는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시스템의 핵심 소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유연하고 투명하게 만들 수 있어 창문, 외벽 등 다양한 곳에 적용 가능하며, 미래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불립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란 무엇일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페로브스카이트라는 특정 결정 구조를 가진 물질을 광흡수층으로 사용하는 차세대 태양전지입니다. 이 물질은 유기물, 무기물, 할로겐화물을 혼합하여 만들며, ABX3라는 독특한 화학 구조를 가집니다. 기존의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적은 양의 빛으로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고, 용액 공정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대면적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덕분에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와의 차이점

현재 태양광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리콘 태양전지는 기술적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빛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광전 변환 효율이 이론적 한계치인 29%에 근접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단파장부터 장파장까지 넓은 영역의 빛을 흡수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 최대 44%까지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실리콘 태양전지는 고온의 공정이 필요하고 무겁고 단단하지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저온 공정이 가능하고 가볍고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구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실리콘 태양전지
이론 효율 한계 약 44% (탠덤 셀 기준) 약 29%
제조 공정 저온 용액 공정, 롤투롤 가능 고온 공정 필요
유연성 높음 (웨어러블 기기, 곡면 설치 가능) 낮음 (평평한 곳에만 설치 가능)
투명도 조절 가능 (창문형 BIPV에 유리) 불투명
제조 비용 저렴 상대적으로 높음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의 미래를 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유연성과 투명성은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기술의 발전을 앞당기는 핵심 요소입니다. BIPV는 태양광 모듈을 건물의 외장재로 사용하여 별도의 설치 공간 없이 전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사용하면 기존의 투박한 패널 형태에서 벗어나 창문, 외벽, 지붕 등 건물의 다양한 부분에 심미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의무화와 맞물려 BIPV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는 건물이 단순한 생활 공간을 넘어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친환경 발전소의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상용화를 위한 과제와 극복 노력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높은 효율과 저렴한 비용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용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가장 큰 단점은 수분, 산소, 빛, 열에 취약하여 안정성과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태양전지의 수명이 짧아지는 열화 현상이 발생합니다. 또한, 원료에 포함된 납(Pb) 성분의 환경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현재 전 세계 연구진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분과 산소의 침투를 막는 봉지 기술(캡슐화)을 개발하고, 납을 주석(Sn) 등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는 Pb-free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표면의 결함을 줄이는 패시베이션 기술과 새로운 소재 개발을 통해 내구성을 높이는 연구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국내외 연구개발 동향 및 관련 기업

차세대 태양전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합니다.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최고 효율 차트를 통해 기술 개발 현황을 공유하며 경쟁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한국화학연구원의 석상일, 성균관대학교의 박남규 교수 등 국내 연구진들도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기록하며 기술 발전을 이끌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한화솔루션(한화큐셀)은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셀 시범 라인을 구축하고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유니테스트는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서 세계 최고 효율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 외에도 신성이엔지, 필옵틱스, 주성엔지니어링, SDN 등 다수의 기업이 관련 기술 개발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탄소중립 시대를 열어갈 핵심 미래 기술임은 분명합니다. 머지않아 우리 주변의 모든 건물이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가져올 놀라운 변화를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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