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 높은 변동성 때문에 망설여지시나요? 어제는 웃고 오늘은 우는 롤러코스터 같은 가격 변화에 지치셨나요? 만약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암호화폐가 있다면 어떨까요? 해외 송금이나 결제에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고, 디파이(DeFi) 서비스를 통해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받을 수도 있다면요? 바로 이러한 필요에 의해 등장한 것이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암호화폐의 장점은 살리면서 가격 안정성을 확보한 스테이블 코인의 세계, 지금부터 그 비밀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스테이블 코인, 핵심만 3줄 요약
-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페깅)되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암호화폐입니다.
- 가치 유지를 위해 실제 법정화폐를 담보로 하거나, 다른 암호화폐를 담보로 하거나, 혹은 알고리즘으로 공급량을 조절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 가격 안정성을 바탕으로 디파이(DeFi)에서의 예치, 스테이킹, 유동성 공급 등을 통해 자산을 운용하거나 해외 송금, 결제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무엇일까?
스테이블 코인(Stablecoin)은 이름 그대로 ‘안정적인(Stable)’ 가치를 지닌 ‘암호화폐(Coin)’를 의미합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일반적인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매우 커서 실생활에서 화폐처럼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오늘 1만 원이었던 코인이 내일 5천 원이 될 수도, 2만 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스테이블 코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미국 달러(USD)나 유로(EUR) 같은 법정화폐 또는 특정 자산의 가치를 일대일로 추종하도록 설계되어, 1코인이 항상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렇게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하는 것을 ‘페깅(Pegging)’이라고 부릅니다.
스테이블 코인은 어떻게 1달러 가치를 유지할까? (페깅 원리 3가지)
스테이블 코인이 마법처럼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뒤에는 정교하게 설계된 세 가지 방식의 페깅 원리가 숨어있습니다. 각각의 방식은 장단점이 뚜렷하며, 투자자는 이를 이해하고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스테이블 코인을 선택해야 합니다.
법정화폐 담보 방식
가장 직관적이고 안정적인 방식입니다.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가 1개의 코인을 발행할 때마다 실제 은행 계좌에 1달러를 예치하는 방식입니다. 즉, 발행된 스테이블 코인의 총량만큼 실제 법정화폐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죠. 사용자는 언제든지 자신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사에 가져가 1달러로 교환할 수 있기 때문에 가치 안정성이 높습니다.
- 대표적인 코인: 테더(USDT), 유에스디코인(USDC), 바이낸스USD(BUSD), 트루USD(TUSD)
- 장점: 구조가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우며, 실제 자산을 담보로 하므로 신뢰도가 높습니다.
- 단점: 발행사를 신뢰해야 하는 중앙화된 구조이며, 준비금이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정기적인 감사가 필요합니다. 만약 발행사가 준비금을 제대로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 담보 방식
법정화폐 대신 이더리움(ETH)이나 비트코인(BTC) 같은 다른 암호화폐를 담보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는 방식입니다. 담보로 맡기는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보통 발행하려는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보다 더 많은 양의 암호화폐를 담보로 맡겨야 합니다. 이를 ‘초과 담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100달러 가치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려면 150달러 가치의 이더리움을 담보로 제공해야 하는 식입니다.
| 항목 | 설명 |
|---|---|
| 대표적인 코인 | 다이(DAI) by 메이커다오(MakerDAO) |
| 장점 |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자동화된 탈중앙화 방식으로 운영되어 투명성이 높습니다. |
| 단점 | 담보로 잡힌 암호화폐의 가격이 급락할 경우 담보 비율이 무너져 청산될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법정화폐 담보 방식에 비해 구조가 복잡합니다. |
알고리즘 방식
가장 혁신적이지만 동시에 가장 위험성이 높은 방식입니다. 별도의 담보 자산 없이,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코인의 공급량을 조절하여 가격을 1달러에 맞추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코인 가격이 1달러보다 높으면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코인을 추가 발행하여 공급량을 늘리고, 가격이 1달러보다 낮으면 시장에서 코인을 사들여 소각함으로써 공급량을 줄여 가격을 끌어올립니다. 이 과정에서 차익거래자들이 참여하도록 유도하여 시장 원리에 따라 가격이 조절되도록 합니다.
- 대표적인 사례: 테라USD(UST) – 현재는 붕괴됨
- 장점: 담보가 필요 없어 자본 효율성이 높고 완전한 탈중앙화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 단점: 시장의 신뢰가 무너지거나 극심한 변동성에 직면했을 때, 알고리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페깅이 깨지는 ‘디페깅(Depegging)’ 현상이 발생할 위험이 큽니다. 실제로 테라(LUNA)와 UST의 붕괴 사태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스테이블 코인의 활용과 미래
스테이블 코인은 단순히 가치를 안정적으로 저장하는 수단을 넘어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인 디파이(DeFi)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사용자들은 스테이블 코인을 예치(스테이킹)하거나 유동성 공급(LP)에 참여하여 이자 농사(일드 파밍)를 통해 은행보다 높은 APY(연간 수익률)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경 없는 송금과 결제 수단으로서의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존 금융 시스템을 이용한 해외 송금은 높은 수수료와 느린 처리 속도가 단점이었지만, 스테이블 코인을 이용하면 저렴한 가스비(거래 수수료)로 빠르고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습니다. 페이팔(Paypal)이 자체 스테이블 코인 PYUSD를 발행한 것은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물론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각국 정부와 금융 당국의 규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자금세탁방지(AML), 고객확인제도(KYC) 등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의 투명성 확보에 기여할 것입니다. 앞으로 스테이블 코인은 블랙록, 피델리티와 같은 대형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경쟁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